
비 오는 거리에서
/架痕 김철현
비 오는 거리에 서면
습관처럼 떠오르는 당신 생각에
받쳐 든 우산 속을 비집어
그리움이 남아 있지만
아쉬운 비 노래를 부르며 돌아옵니다.
오지 않을 당신이 당연하지만
기다려 온종일을 서성이다가
어느 새 비 먹은 가로등이
충혈 된 눈 비비고 설 때
내 온 몸에 빗소리만 가득 담아
당신 없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길은 질척여 구만리 같지만
이유 없는 기다림이 내겐 소망이요
물 밴 빈 발걸음이 수 천근이라도
당신 사랑하는 마음은 무중력
오늘 같은 내일에도 나는
당신 기다려 비 오는 거리를
온통 내 발길로 다져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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