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편지지

문밖에 온 가을

두나별 2007. 9. 17. 22:41



마음에 쓰는 편지


詩. 양현근



바람이 눕고

비도 비낀 밤

다가설 수 없는 너의 머리맡에

나즈막한 안부를 전해보지만

풀잎처럼 풀잎처럼 흔들리던 이여

투명한 마음의 깃털을 세워

오늘도 해종일을

네가 비워둔 자리 지키고 있는데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려앉을 무렵쯤

네가 게워놓은 무료함위로

알전구 하나 없는 욕망의 세포들은

끊임없이 발작하고



내 추운 날의 바라봄이여

차마 가두어지지 않는 노래여

오늘도 낯익은 풍경을 향하여

결고운 인사 전하고 싶은데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

끝내 나는 이를 수 없다

너의 뒷모습에 대롱대롱 매달려

무모하게 젖어버린 영혼을 말리고 있을 뿐이다



나는 늘 부재중이다.





anda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