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돌아 올 수 없는 여행길

두나별 2007. 12. 8. 03:21

친구 어머니(성실씨 어머니)께서 별세를 하셨다.

어제 세상을 등지고 가셨는데...오늘 문상을 갔다.

 

어제 성실씨가 울면서 전화로 "있잖아 명선아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어"

하며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게 울면서 할말을 제대로 못하고

전화를 해 온 것이다.

빈소는 어디다 정할 것이냐 차분하게 물으며 빈소 정해지면 다시 연락 하라는 말을 남긴채

전화를 끊었다.

 

서울대 병원에 빈소를 정했다고 전화가 왔다.

그 병원은 원래 집에서 돌아가신 분들은 받지를 않지만,

친구는 그 병원에 인척지간이 관계 되는 사람이 있기에 거기에 빈소를 정하는 것이

간단하게 이루어 진 것이다.

 

그래서 오늘 친구들과 약속을 하고 병원으로 갔다.

14호를 찾아 들어서는 입구에서 상 당한 친구 성실이를 만났다.

성실이는 나를 보자마자 와서 다시 울먹이며 나에게 기댔다.

나는 별로 크지도 않으면서 친구를 끌어 안고 어깨를 토닥토닥 해 주며

"그래 그래 고생한다.얼마나 상심이 크니?"

하며 위로를 해 주고 안으로 들어갔다.

 

미리 온 항상 부지런한 은선이

어떻게 엄마 돌아 가신건 알게 됐느냐고 묻자,

엄마가 친구집에 보름간 계시다가 인척 결혼식이 있어서 잔치에도 가셨다가

오시는 길에 편치 않아 하시며 친구 집이 아닌 당신 집으로 끝내 가신다 하여

보내드리고는 매일 매일 하루도 빼지 않고 전화를 드렸단다.

어제는 아무리 전화를 해도해도 받지를 않으셔서 119에 연락을 하여

노인네 혼자 계시니 좀 들여다 봐 달라고 부탁을 했더란다.

잠시후 119측에서 걸려온 전화는 "별세 하셨습니다"

하는 청천벽력 같은 전갈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 노릇을 어찌한단 말인가?

세상에 세상에 쯧쯧쯧 나는 혀를 차며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할말을 못하고

혀만 끌끌찼다.

그 자식들의 가슴에 한이 되어 남을 응어리는 또 어찌 풀 것이며,

더 기가 막힌 것은 병원에 와서 의사가 진단을 해 본 결과

돌아 가신지가 10시간은 된것 같다고...

그러니 친구가 나에게 전화가 온 시간이 아침 10시 19분 이었으니까...

지난 밤 새벽 1시 경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늦게 발견 됐으니

그 발견 된 시간으로 장래를 치르라고 병원측에서  얘기 한 모양이다.

나는 일찌기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또 다시 눈물이 작은 옹달샘에 가득 맺혔다.

부모님 임종 하시는 것을 봐도 눈물겨운 일이지만,

돌아기신지도 모르고 있다가 119측에서 먼저 발견을 하고

연락을 받은 그 친구는 얼마나 황당하고

서글펐을까?

임종을 지켰던 것 보다 아마도 더 오랫동안 가슴에 응어리로 남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 분위기가 침울하여 그 와중에 난 농담을 한마디 건냈다.

"난 여기 장례식장을 오면서 얼마나 많이 걸어 돌아 왔는지,

오면서 생각하기를 이렇게 먼 길을 어머니는 어찌 그리 빨리도 쉽게 오셨는지...

그리 부지런 하신가?"

했더니 친구들은 "좌우간 말도 잘해"하며 슬픔의 미소를 서로 주고 받았다.

 

이젠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별이 지듯이 스러져 가는 분들을 한분 두분 볼 때 마다,

남의 일로 일관 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인생무상 삶의훼이라 했던가?

그렇게 한 순간 모래성 스러지듯이..스러져 가시고,

지푸라기 불 붙었다가 꺼져 가듯 그렇게 가셨더란 말인가?

건강도 중요 하지만 어느 순간에 사고라도 당하면 생각지도 못한

준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생을 마감해야 하는 일도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늘 죽음을 대비해서 모든것을 정리 해 놓고 살기도 힘든 일 아닐까?

또 다시 걱정의 바이러스가 침투를 하는 시점이다.ㅠㅠ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년 1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