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출근 길에 읽은 글

 

 

 

두어 해 전에 정년퇴임을 한 H교수는
저서가 한권도 없습니다.
경영학자로 보냈지만
그 흔한 '마케팅원론'한 권 없습니다.

학문에 게을러서도 아니고
책을 내 줄 출판사가 없어서도 아닙니다.
한창 때는 그의 논문이 실리지 않는
학술지가 드물 정도였고
학회할동도 누구보다 왕성 했으니까요.
그런 분이 왜 책을 내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가장 궁금한 이들은 역시 제자들.
"선생님은 왜 책을 내지 않으십니까?"
한 학생의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하더랍니다.
"책방에 가 보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읽고 싶은  책은
몇권이나 되는가.
요즘 사람들 책 내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해."

그리고 덧붙인 한 마디
"나 죽거든 쓸만한 논문이나
몇편 묶어주게.
책 한 권 분량이야 나오겠지.
지금도 열심히 쓰고 있으니 말이야.
인간은 죽을 때까지 학생이거든."


출근 시간에 FOCUS정보지 1면에 실린 내용이 좋아서 올려 봤습니다
항상 좋은 날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