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스크랩] 엄마 나 이제 괜찮아

두나별 2006. 7. 5. 21:34
출처 : 느낌이 좋은사람들
글쓴이 : 유리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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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나 이제 괜찮아
    엄마!무덥던 작년 여름, 12시간이라는 기나긴 산고 끝에엄마의 외손자
    
    현진이를 낳았어요.
    우렁찬 아이 울음소리에 나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누를 수가 없어
    눈물만 흘렸고 아이 아빠는 함박 웃음을 지었는데...
    기쁨도 잠시,아이의 한쪽귀를 본 순간 나는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건강한 사내 아이인줄로만 믿었는데, 아이응 한쪽귀가 기형인소아증.
    정말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죠.
    엄마는 내 눈길이 현진이 귀에 닿는 순간,
    오히려 나를 다독여 주느라 진땀을 흘렸어요.
    수술하면 된다,아이 걱정 말아라 괜찮을거다….
    그날 밤 아이를 신생아실에 보내고 엄마와 단둘이 자는데
    엄마는 밤새도록 잠못 이루고 뒤척이며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셨어요.
    손자의 장애보다 나를 더 걱정하는 엄마,
    내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엄마 뒷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산후조리도 신경쓰지 않고 아이를 볼 때마다 울기만 하니까 엄마는
    당신의 딸 마음 아파하는게 더 속상하다며 흐느끼셨죠.
    나는 아이 걱정에 아무것도 입에 대기 싫었는데 엄마는 당신 딸
    몸 상할까 봐 계속해서 미역국을 먹여 주셧어요.
    엄마도 입맛이 없었을텐데 나 먹이려고 억지로 물에 밥 한술 말아
    드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슬픔으로 지낸지 벌써 8개월이 지났어요.
    한달에 한번 아이를 데리고 시골에 내려갈 때마다 엄마아빠는
    아이 청각이 살아 있는지 보려고 자꾸만 손뼉을 치셨죠.
    돌이 지나정확한 청력검사를 해 봐야겠지만,
    그래도 소리에 조금씩 반응하는 현진이가 기특합니다.
    이젠 배밀이도 하고 이젠 아랫니도 나고
    옹알이도 하니 이게 자식 키우는 재미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요.
    내 웃는 얼굴을 보고 엄마도 웃으셨지요.
    엄마!
    항상 내게 해 주던 말 기억나요?
    엄마가 강해야 아이도 밝고 명랑하게
    키울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앞으로 현진이를 키우면서 울고 웃는 일 많겠지만,
    늘 엄마가 해준 그 말 가슴에 담고 살게요.
    꼭 현진이를 밝고 건강하게 키워서 엄마가 나 때문에 아파한 세월,
    보답하도록 노력 할게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좋은 생각 책중에서 너무 가슴 찡한 글이라 올려 보았습니다.
    늘 행복한 날들 되세요 느낌방 가족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