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스크랩] 봄비

두나별 2006. 7. 11. 20:58

 


소리없이 다가서는

눈짓이었네

깊은 꿈 가만 가만

흔들어 깨우면서

가슴에 젖어드는 봄비


이런 날은

마른 가지 물 오르듯

밀물로 다가오는 맑은 그림자

목덜미 상큼한 젊은이처럼

세상은 일순간

눈부시게 빛나네


이 새벽

산에 들에 몸짓 새로이

잠자던 계절이 눈을 뜨는데

우리도   언 마음 다 플어버리고

정다이 정다이 손을 잡자

봄비는 소리없이

내리는데.


    ㅡ 김후란 ㅡ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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