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김남조
아가 손 쥐고
엄마도 함께 단잠 자는
눈어린 대낮.
아가 얼굴이야
물에 뜬 미근한 달덩이지.
눈이야 감건 말건
훤히 비치는 걸.
조랑 조랑 꽃이 많은 꽃 묶음이나
잘 익은 과일류의 과일 바구니인양
연방 흘리는 단내나는 살 냄새
아기의 향기
꿈결에도 오가느니
아가 마음과 엄마 마음
금 수레에 올라 탄 메아리라 부르랴.
파란 새싹 입 맞추는 봄 바람이라 부르랴.
아가 한번 눈 떠 보면
엄마도 잠이 깨고,
아가 벙긋 웃어주면
엄마 가슴은 해 맞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