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한 편지
아버지!!!
아버지가 살아 가시는 그 하늘 나라는 어떠 하신지요?
어느듯 당신께서 가신지 강산이 세번
변한다는 30년의 세월이 흘러 저도 나이를 먹었다는
말을 하며 사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병석에 누워 계셨던 아버지는 만만한게 저 인지라
수도 없이 부르고 또 부르시며,
이것 저것 해 달라고 조르시곤 하셨죠.
형부와 언니 오빠도 다 있는데 말입니다.
때론 힘에 부치기도 하고 때론 친구들과 나가 놀고도 싶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유난히도 숨이 고르지 못하시고
밤새 자는 저를 힘들게 부르시는데
전 또 왜 그렇게 졸렸단 말입니까?
그렇게 목에 걸리는 가래 때문에 그렁거리던 숨소리는
조용해 지기 시작 했습니다.
아!!다행이다 이제 괜찮아 지셨구나.
하고 마음편하게 해맑은 아침을 맞았는데....
그것은 아버지 당신의 마지막 울부짖음이었습니다.
꺼져가는 그 힘겨운 마지막 숨을 들이 내쉬며
아버지는 무슨 말씀을 못 하시고 가셨을지...?
엄마 얼굴도 모르고 자라 아버지 밖에 모르던 제게 그 크나큰 시련을
주시고 그렇게 떠나 가셨던 겁니다.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찬바람 부는 바닷가에서,
금방 눈이라도 내릴듯이 히뿌연 수평선을 바라보며,
어린 마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혼자서 목놓아 울고 또 울고...
울다가 바다에 뛰어 들 생각도 하고
그 때의 그 아픈 마음은
지금 생각해도 눈시울이 뜨거워 져 옵니다.
그렇게 울다가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에
"그러면 그렇지"
쏜살같이 달려가 보았지만,
싸늘하게 식어버린채로 누워 계신 당신을 볼 때,
눈물은 더욱 더 샘물에 물이 고이듯
용솟음 쳐 나왔고 한번을 속은 것도 모자라
수 도 없이 달려가 보고
또 달려 가 보기를 3일째, 당신은 영 영
돌아 오시지 못할길을 떠나시고야 말았습니다.
그해 겨울은 왜 그리도 춥던지...
해마다 부치지도 못하고 쓰기만 했던 이 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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