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피는 글

부치지 못한 편지

두나별 2006. 10. 18. 22:10

 
    부치지 못한 편지 아버지!!! 아버지가 살아 가시는 그 하늘 나라는 어떠 하신지요? 어느듯 당신께서 가신지 강산이 세번 변한다는 30년의 세월이 흘러 저도 나이를 먹었다는 말을 하며 사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병석에 누워 계셨던 아버지는 만만한게 저 인지라 수도 없이 부르고 또 부르시며, 이것 저것 해 달라고 조르시곤 하셨죠. 형부와 언니 오빠도 다 있는데 말입니다. 때론 힘에 부치기도 하고 때론 친구들과 나가 놀고도 싶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유난히도 숨이 고르지 못하시고 밤새 자는 저를 힘들게 부르시는데 전 또 왜 그렇게 졸렸단 말입니까? 그렇게 목에 걸리는 가래 때문에 그렁거리던 숨소리는 조용해 지기 시작 했습니다. 아!!다행이다 이제 괜찮아 지셨구나. 하고 마음편하게 해맑은 아침을 맞았는데.... 그것은 아버지 당신의 마지막 울부짖음이었습니다. 꺼져가는 그 힘겨운 마지막 숨을 들이 내쉬며 아버지는 무슨 말씀을 못 하시고 가셨을지...? 엄마 얼굴도 모르고 자라 아버지 밖에 모르던 제게 그 크나큰 시련을 주시고 그렇게 떠나 가셨던 겁니다.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찬바람 부는 바닷가에서, 금방 눈이라도 내릴듯이 히뿌연 수평선을 바라보며, 어린 마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혼자서 목놓아 울고 또 울고... 울다가 바다에 뛰어 들 생각도 하고 그 때의 그 아픈 마음은 지금 생각해도 눈시울이 뜨거워 져 옵니다. 그렇게 울다가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에 "그러면 그렇지" 쏜살같이 달려가 보았지만, 싸늘하게 식어버린채로 누워 계신 당신을 볼 때, 눈물은 더욱 더 샘물에 물이 고이듯 용솟음 쳐 나왔고 한번을 속은 것도 모자라 수 도 없이 달려가 보고 또 달려 가 보기를 3일째, 당신은 영 영 돌아 오시지 못할길을 떠나시고야 말았습니다. 그해 겨울은 왜 그리도 춥던지... 해마다 부치지도 못하고 쓰기만 했던 이 편지도
    이젠 그만 쓰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