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수입은행
제 딸과 전 은행을 너무 좋아해서 작년에도 올해도 사무실에 열린 은행을 줏어다가
집에서 많이 구워먹곤 했는데...
해갈이 하느라고 올해는 조금밖에 은행이 안열려서
못먹고 있었는데...구의동에서 차를 갈아타던중
마침 국산은행이라고 써놓고 팔고 있는 곳이 있었으니...
이 얼마나 반갑겟어요?
한되는 3000원 두되는 5000원이라길래 두되를 샀지요.
그런데
집에와서 좋~~다고 딸과 둘이 열심히 후라이팬에 굽는데
껍질은 다 타가는데 갈라질 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가끔 갈라지는건 너무 갈라지다 못해 뻥!!뻥!하고
터지는 소리가 유리 뚜껑이 깨질 것 같이 공포를 느꼈지요.
안까지는 것을 억지로 망치로 때려서 까먹어보니 쓰기도 무지 쓰고
빈 쭉쟁이에다가 초록색이어야 할 은행이 갈색이기도 하고
이것 저것 섞여서 먹어도 되는지 의심이 생겼습니다.
국산밖에 먹어보지 못한 저희로서는 은행이 수입은행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지요
이튿날 퇴근하면서 그 은행을 들고가 말했어요.
'국산이라고 써 놓고 팔면 안돼죠 수입이면서...'
아!!그랬더니 그 뚱한 총각인지 유부인지
"여기서 산거 맞아요?"
"내가 그럼 여기서 사서 여기와서 그러지 어디서 샀겠냐?"
했더니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이 아줌마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게 무슨 중국산이야?"
"누가 중국산이라고 했어요? 수입이라고 했지"
"아줌마가 중국산이라면서?"
"이 아저씨가 좋게 말하고 가려 했더니만 오히려 큰소리네"
그런데 이 아저씨 곧 사람을 팰듯이 손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소리를 지르더구만요.
길거리 사람들은 다 쳐다보고
저도 굴하지 않고 소리를 쳤죠
"그럼 중국산이 아니면 어느나라 거에요?"
그랬더니 팔짝팔짝 뛰며 옥수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별 소리를 다하는 겁니다.
"누가 옥수수 뭐라 했어요?은행 얘기하는데..
그리고 수입이면서 작년 것 까지 섞여서 쭉쟁이가 반이에요 이것 보세요 갖고 왔으니.."
"아줌마 쉰소리 하지말고 조사 해와서 따져요. 우린 국산이니까.."
전 정말 국립과학수사 팀에다 조사 의뢰를 할 참이었습니다.
당장 경찰을 불러서 압수 해 갈까도 했구요.
그런데,
이튿 날 퇴근을 하면서 보니
그 많던 은행을 싹 걷어 치운겁니다.
아무리 행상이지만 양심을 속이면서 이렇게 장사하면 안좋을거라는 말이 걱정은 됬나 봅니다.
다 말하고 나니 조금 속이 시원합니다 아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