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기억 나세요?
당신 딸 이에요.핏덩이를 두고 꺼져가는 한숨속에
피눈물을 흘리며 가셨을 어머니
오늘따라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께 궁금한 점이 있어서요.
어제는 딸아이가 방과후 학교과외에 출석을 안했다는 문자가 날아온겁니다.
일단 집에 있는 딸 자혜에게 전화를 해 두었죠.
엄마 집에 가면 혼날 줄 각오 하고 있으라구요.
과연 이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겁을 내고 있었을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덜 혼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을까?
그러나 집에 왔을 때,
자혜는 TV를 보고 있더군요.
야단을 엄청 쳤습니다.
자녀 교육에는 칭찬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고 하는데
정말 칭찬을 할 수 가 없었습니다.
엄마의 자질이 부족한 것인지...
성질이 불같아서인지..
전에도 학교 지각한 적이 있어서 다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그리고
밤 11시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모든 것을 다 끝내고
잠자리에 들겠다는 다짐등을 번호 먹여 가며 50번을 쓰라고 하고 지나간 적이 있었지요.
"네가 하는 일이 뭐냐? 학생이면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지 매사에 그렇게 인생을
호락호락하게 생각하며 살래?"
하며 호되게 야단을 치는데 글쎄 어머니
자혜가 뭐라고 하는 줄 아십니까?
"제가 그렇게 하면 엄마가 얻는게 뭔데요?"
너무나 기가 막혔습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되라고 꾸짖고 투자를 하는 것이 뭔 댓가를 바라고 한답니까?
다 앞으로의 제갈길 순탄하게 가게 하려고 부모가 그렇게 애쓰고 모든 정성을 다 쏟아
자식을 기르고 그러는 것을
아무리 설명 한다고 지금 무얼 알겠습니까?
잘못 했다면서 다음부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하면 풀어질 것 아니겠느냔 말입니다.
왜 그렇게 자식한테 요구 조건이 많고 억압하려 드냐는 겁니다.
10시에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학교 늦지 않게 가라는 것이
제가 그렇게 요구를 많이 한겁니까?
"넌 자식이기 때문에 부모 말을 들어야 할 의무가 있어 그 말을 듣기가 억울하면 네가 부모가 됐어야지"
했더니 딸아이 뭐라 그러는줄 아세요?
"그럼 왜 저를 낳으셧어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전 얼굴도 모르는 엄마지만 그렇게 갈거면 왜 저를 낳았느냐고
그런말 한번 해본적이 없고 그래도 이 세상에 빛을 보게 하신 당신께
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 온것 같은데
어찌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 저런 말을 한답니까?
초등학교 4학년을 마지막으로 매한번 안들고 그동안 키워 왔는데
고등학교를 들어가는 우리 자혜에게 정말 어찌 할 수가 없어서
매를 들었습니다.
부모 말 안듣고 네 마음대로 할거면 집을 나가서 자유롭게 살라고 때리며 내 쫒으려 했는데
일찍 잠자는 것도 싫고 나가기도 싫다는 겁니다.
머리 좀 컸다고 저렇게 울면서도 말대꾸를 꼬박꼬박 하는 통에 제가 숨이 넘어 갈 뻔 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한테 그런 말 안들어봐서 그게 얼마나 속 상한 일인지 모르시죠?
전 학교 생활이 정말 재미 있어서 선생님 심부름도 많이 하고
선생님을 도와 나머지 공부 다 시키고 매일 늦게 집에 가야 했기 때문에
집안일을 좀 도와야 하는 제가 늦게 집에 가니까
아버지는 늘 저를 혼내셨었죠.
학교에서 왜 그리 늦게 오느냐구요.
엄마의 얼굴을 아예 모르기 때문에 그리움의 고통은 없었지만
집안일 때문에 아버지께 혼날 때면 그럴 땐
정말 엄마 계신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답니다.
아들을 낳았을 때도 그렇지만
특히 자혜를 낳았을 때 하혈을 많이 해서 생사를 오고가기를 몇번이나 하면서
수혈을 다섯되나 맞고 겨우 회복 해서
엄마 생각이 나서 정말 많이 울었더랬는데...
화장실 간다고 일어 섰다가 쓰러지고 겨우 정신 차려서는
(아 이렇게 사람이 가는 거구나 나의 어머니도 이렇게 맥없이 가셨을까?)
하면서 끝없는 그리움의 눈물을 쉬임없이 흘렸었죠.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생사를 오가며 낳은 아이한테
왜 저를 낳으셨어요? 하는 말에는
제가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메여왔습니다.
어머니를 그리며 흘리는 눈물과는 또 다른 것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머니는 모르시죠?제가 얼마나 속상한지요.
그리고 어머니는 모르시죠?
제 얼굴도 제 이름도...
핏덩이를 두고 가셨으니 이름도 짓기전..그런데 제가 지금
어머니가 저를 두고 돌아 가신 그 나이보다도 훨씬 많은 나이로
곧 있으면 50을 바라보는 나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잠들었나 싶어서 때린곳이 혹시 상처나 나지 않았을까 들어가보니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더라구요.
"많이 아프니?"
했더니 '아니요 안아파요"
그래서 맞은 곳을 약을 발라야 되나 말아야 되나 살펴 보고 있는데
맞은 곳을 만지자 "아야"
종아리에 오선처럼 그려진 것을 보며 다시 한번 어머니가 생각 났습니다.
아무래도 오늘밤 잠이 올 것 같지가 않네요. 하지만
이밤 어머니는 모든 것 다 눈 감으시고 평안 하기를 바랍니다.
지상에서 살고 있는 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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