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그날이 오면 나는 할일이 있다.
그 날은 내가 직장을 나가게 된지가 1년이 되는날이다.
식구들 다 내보내고 나면 12 나 1시까지 한나절을 더 자고나야
하루가 시작 되는 그런 나날을 보내면서...
놀다가 얼마만에 다시 직장엘 나가게 되니 이만 저만 힘든게 아니었다.
겨울의 문턱이라 7시 20분에 집에서 나가면,
어둠이 내린 아침 새벽이나 다름 없는길을 걸어 갈 때면,
난 왜 이렇게 힘든일을 해야하나?
본인에게 되물으며 신세한탄도 해가며 지나가는 길목마다 가로등이 하나 둘 꺼지는 것이,
마치 내가 불을 끄고 지나가는 것처럼, 신기하게도 어둠에서 밝음으로 바뀔 때
센서가 작동하여 불이 꺼지는 것이다.
그렇게 힘든 나날이라고 생각하며 하루 이틀 출근을 하던 중 난
정말 힘을 얻게되고 위안을 삼게되는 아주머니 한분을 보게된다.
그 분은 다름아닌 일간 정보지 나눠주는 아주머니다.
나이는 적게는 48세 많게는 51세정도 보이는...
FOCUS(포커스)정보지를 한아름 안고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사람이라도 더 돌리려고 ,
안간힘을 쓰며 표정은 한껏 밝아서 우울한 사람마져 밝은 표정으로 만들어 내는,
그런 분이었다.
지금 1년이 다되어 가지만...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 하는 사람들에게
정보지를 나눠주며,
"안녕 하세요? 좋은아침입니다 잘 다녀 오세요"
그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그말을 하려니 말도 빨라야 한다.
억양은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항상 미소짓는 그 얼굴 손짓에
누구나 그 정보지를 안받아 갈 수가 없다.
나이에 따라 인사도 다 다르게 한다.
나이 지긋한 남자가 지나가면 "사장님 안녕히 다녀 오세요"
좀 젊은 사람일 때는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히 다녀 오세요"
여자일 때는 "옷이 너무 예쁘다" 어쩌면 그렇게 깔끔 할까 항상 봐도 말끔해"라는 등
때로는 날씨 기후에 따라 늘 질리지 않도록 인사를 한다.
항상 염려와 위안 걱정이 함꼐 섞인...당장 비가 안올 때는 귀찮아서
우산을 안들고 가기가 일수다.그럴 땐 여지없이
"비 많이 온다 했는데 우산 안가져 왔어요?"
그 아주머니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루도 어두운 표정을 본 일이 없다.
그 아주머니라고 왜 가정에 일이 없겠고, 때로는 왜 속상한 일이 없겠는가?
그러나 어쩌면 백날이 하루같이 그렇게 한결같은지...정말 나는 그 아주머니를 보고
모든 힘든것을 잊을 수가 있었다.
차츰 익숙해 져가기도 하고.. 격주로 일하는 토요일엔 그 아주머니를 못봐서 서운할 때도 있다.
존경 스럽고 어찌보면 위대하기 까지 하다.
그렇게 열심히 하시니
오로지 그 아주머니가 주는것은 꼭 받아가고 싶다.
아무리 아르바이트 이지만 그 아주머니를 채용한 포커스 답십리점 소장은 복을 받은것이다.
정식 직원이 아님에도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아주머니를 만났으니 말이다.
만일 나에게 칭찬 하고픈 사람을 추천 하라는 기회가 온다면
난 적극 그 아주머니를 추천 할 것이다.
내가 회사에 다닌지도 1년이 다되어 가는 요즘 더욱 더 그 아주머니 생각이 난다.
일을 하다가도..라듸오에서 어떤 사연등을 접할 때도,
그래서 요즘 마음속으로 다짐한게 있다.
11월 17일 그날이 오면...
이 가을에 난 쪽지 편지를 써서 아침 출근길에 그 아주머니께 슬쩍 드릴것이다.
[가을편지]
제가 회사 다니면서 아주머니 본지가 1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봐오면서 아주머니께 너무 많은 것을 배웠고 나도 아주머니처럼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간곡한 부탁이 있는데 저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 주시겠습니까?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며 더 많은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1년에 하루정도 데이트 할 수있는 시간을 제게 허락하여 주십시오.
라고 씌어진 편지를 쓰고 휴가라도 내서 그 1년의 기념을 데이트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올 가을은 너무 마음 따뜻한 가을이 되고 있는것 같다
그 아주머니 덕분에 마음이 풍요로운 곡식 거두어 들이듯 행복 충만 하기 때문이다.
2004년 9월 17일 유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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