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로 친정 식구가 모두 모여 전도 부치고 송편도 만들고
모든 음식 만드는 일이 다 끝난뒤 한가롭게 음식을 상에 놓고 각자 좋아하는
술도 한잔씩 기울이며 오고가는 대화속에 지나간 세월의
그러니까 나의 유아시절 44~5년전의 얘기가 나왔다.
유난히도 일찍 세상을 등지신 어머니!
내가 3살이 채 되기도 전에 세상을 뜨신 그 어머니가 나이가 들어가는 요즘 점점 보고싶어
툭하면 눈물 바다를 이룬다.
내가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출산에 대한 고통이 그리 크리란 걸 상상도 못해 본 내가
너무도 견디기 힘들어 하고 아이의 젖을 물릴 때나 아이가 울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물만 흘리는 나를 보고 시어머니는
"결혼 할 때와 아이 낳았을 때 가장 친정 엄마가 보고 싶은 거란다"
하시며 같이 눈물을 떨구시던 어머니!
그도 그럴것이 시어머니도 아홉살 되시던 해에 부모님을 한꺼번에 여위신
슬픈 비극을 안고 계신분이다.
나는 차라리 엄마의 얼굴이나 정을 모르고 어린 시절을 살았기 때문에
엄마가 보고싶고 그리워서 못견디는 고통은 없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나니 그 얼굴도 모르는 엄마 얼굴이 어찌나 그립고 보고 싶던지..
어머니도 나를 낳고서 이렇게 힘드셨을텐데..
생각만 해도 눈물이 먼저 앞을 가린다.
어린것이 옆에서 젖을 달라고 파고들며 앙앙울어 댈 때
꺼져가는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마다 얼마나 또 가슴은 껴져 내리셨을꼬
말못하며 울기만 하는 이 어린것을 두고 가신 어머니 두 눈은 잘 감으셨을지
저승인들 편히 가셨을지...?
오래오래 사시면서 인생의 쓴맛 출산의 고통 등도 알려 주시지 뭐가 그리 급하셔서
이 어린것을 두고 운명을 달리 하셨는지...
요즘 자식들 때문에 속 상한 일이나 안타까운 일이 있을 땐
'엄마는 나 크기도 전에 저 세상 가셔서 자식 때문에 이 속은 안썩어 좋겠수'
하며 괜한 억지도 써본다.
'어머니!
이젠 힘든 세월도 아이 낳던 때의 그 고통도 세월속에 다 묻혀버린 지금입니다.
이 못난 딸여식 잘 살아가고 있으니 혹시 지금이라도 자식 걱정 때문에
구천을 떠 도신다면 걱정 마시고 편히 자리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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