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아프게 울어 본 사람만이 알리라 ...이민숙

두나별 2007. 12. 8. 03:01

아프게 울어 본 사람만이 알리라 
아픔은 고작 작은 
상처에 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픈 가슴을 
새까맣게 태워 본 사람은 알리라 
악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통증에 몸서리친다는 것을 
바늘 귀처럼 얇은 상처가 
파편처럼 송송 커다랗게 
심장에 박혀 가슴을 뚫었다 
편두통처럼
찌르던 해일이 밀려온다
깊게 파인 상처의 긴 늪
몸살 나게 아파 본 사람은 알리라 
바람만 불어도 심하게 흔들리는 가슴을 
부는 바람에 향기처럼 
인주 같은 빨간 상처만 
아프게 날리는 가슴을 
지닌 사람만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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