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피는 글

[스크랩] 내가 다시 태어나도...

두나별 2006. 7. 3. 22:00


난 가끔 지난 그 어느날에 들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어느 성당에서 설교를 하던 신부님은 다들 눈을 감으라 하고
"내가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배우자와 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세요"
그리고 잠시후 눈을 뜨라햇다.
그리고는 손을 든 사람을 일어나 보라고 했다.
다들 누가 손을 들었을까? 
하고 성당안을 두리번 거리며 손을 든 사람을 찾았다.
그런데
그 일어난 한 여인을 보는 눈길들은 
모두가 의아해 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남루하기는 이루 말할데가 없고,
얼굴은 삶에 찌든 그야말로 밝은 빛은 조금도 찾아 볼 수 없고, 
결코 지금 살아가는 
현실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없을거 같은 행색으로,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남편을 만날것이라는 말을 하는것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혀를 쯧쯧 차게 할 노릇이었다.
그래서 
신부님이 어떤 연유로 남들은 다 다른 사람을 만나고파 하는데
지금의 냠편을 고집하느냐?
그렇게 지금 현실이 행복 하십니까? 했더니...
그 여인은 말했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정말 
말로 다하기 힘들게 고생도 하고,
걸핏하면 술주정에...두들겨 맞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한푼의 도움도 주지않고
없으면 더 좋을만큼 사람을 한탄하게 만들고,
여자의 몸으로 안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갖은 고생은 다하고 살아왔으며,
지금에 와서 남편도 
힘이 딸리니 두들겨 패는일도 줄어 들고 
점점 이빨빠진 호랑이처럼 되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먹고 사는것도 지금 성당에 나올 수 있을 만큼 되었으니 
더이상 뭘 바라겠느냐?고
너무나 지긋지긋하게 고생을 해서 
"내가 다시 태어나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 한들 
고생을 안한다는 보장을 어찌 합니까?"
그래서 
그 고생을 다시 할까 두려워서 이만큼이라도 행복하니
지금의 남편과 살면 더 이상의 고생은 안할것 아니냐는 
말을 하며,
지나온 날의 어둠을 되새기기라도 하는듯 
여인은 눈물을 흘렸다.
한동안 성당안에는 조용한 적막함이 흘렀다.
잠시후,
신부님께서 짝짝짝!!박수를 보내주었다.
성당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서서히 손뼉을 쳐 주었다.
점점 박수 소리가 커지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제히 일어나서 기립 박수로 이어졌다.
모두가 가슴에서 차오르는 감동을 억누르며...
그 애기를 듣던 나로서도 공감이 갔고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 얘기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 져 오곤한다.
나는 그리 살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아 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요즘 더욱 그 얘기가 생각나는건
회의 할 때마다 회사 사장님이 
기억에 남을 말 한다미씩 해 주시는데,
해가 바뀔 때 "나이 들어갈 때 마다 허무하신가요?"
라고 여쭸더니 사장님은 그렇게 말씀 하셨다.
"아니 지금 나이 덜든 사람은 내나이 될 때 까지 
얼마나 고생을 하고 살아야겠어?"
하며 본인은 그 고생을 이젠 다했으니 
나이 먹은게 서운치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20대일 땐 30대를 보면 저 나이에  
무슨 재미로 살까 싶은데 
또 30대가 되고 나면 20대 어린게 뭘알아?
30대가 되봐야 인생의 맛을 알지 하며 
40대는 재미가 없을거 같고 하지만
40대가 되어서 30대보다 더 좋다는 것을 느끼며 
그러면서 50대가 훌쩍 넘었다는것이다.
듣고보니 정말 그런것 같다.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그래서 나이는 그냥 먹는게 아니라는걸 
다시 한번 생각했다.
 
출처 : 느낌이 좋은사람들
글쓴이 : 유리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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