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함박눈 내리는 날

두나별 2008. 1. 8. 22:23


함박눈 내리는 날 / 김윤진 
말이 없다 
하얗게 내리는 눈은 
언제나 말이 없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이 
할 말을 잃게 했을까 
무언의 말을 하는 걸까 
펑펑 내리는 함박눈은 
첫눈의 환상을 갖게 한다 
발밑에서 사각사각 속삭이는 
너의 밀어를 듣고파 
귀 기울여본다 
너의 혼잣말이 
나의 사색으로 이어지는 시간이다 
종종 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렴 
함박꽃송이 같은 흰 눈은 
우리 마음을 활짝 열어준다 
그것은 피어나는 그리움 
눈 내리는 날은 
그리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